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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흔한 경험

[퇴사일기] 나의 퇴사 사유(D-5)

by FULL OF JOY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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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퇴사를 통보하고, 퇴사일을 5월 말로 정했습니다. 

오늘은 대표님 면담까지 마치고 사직서에 서명을 받고 나오니 이제 퇴사가 좀 더 실감이 나네요.

 

처음해보는 퇴사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요? 이 불안의 원인을 자꾸 찾아보려고 마음 속을 헤집어 봅니다. 

아마도 이제 내 나이가 30대 중반에 들어섰고, 내 쓰임새가 어디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고민이 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20대 때의 퇴사와는 확연히 다른 무게감. 확실히 다른 불안감으로 다가옵니다. 

더구나 지금 나는 갈 곳도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더 불안하기도 해요. 

 

'더 참아볼걸 그랬나?' 이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날은 맑은데 내 마음은 헛헛합니다.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는 동료들의 시선에 애써 밝은 척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제 매달 들어오는 달콤한 월급도, 안정감도 없을 걸 생각하니 막연히 불안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불안감의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이라는 걸 알아요. 그리고 퇴사에 대한 미련과 후회는 퇴사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된다는 것도 압니다. 오늘도 퇴사를 결심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봅니다. 

 

퇴사를 결심하게 된 건 여러 이유가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성장'입니다. 

나름 안정적인 중소기업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질적인 성장이 참 아쉬웠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분명히 어필하고 성과를 보였음에도 그 분야의 일이 제게 주어지지 않았어요. 

올해에는 신규사업이 시작되었는데 난이도가 낮은 업무를 반복해서 하는 경우가 많고, 제가 주도하기 어려운 주제가 주어졌습니다. 

좋아하는 분야도 아닌데다 업무의 '주도성'을 잃어버리니 업무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냥 돈만 받고 일하는 건 재미가 없어요.

어떤 이들은 "그냥 난 돈벌려고 일해", "그냥 일에 큰 의미 안둬. 먹고살려고 하는거지~" 라고 하지만, 사실 일이란건 개인에게 참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때론 개인의 자존감도 올려주고, 어떤 때는 연봉도 더 올려주죠.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도 이어주고, 좌절도 맛보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이 전부는 아니지만 제겐 큰 부분이었어요. 

 

조금 어려운 일을 맡아서 성취감과 보람을 맛보는 일이 제게 맞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다보니 여러 부분에서 역량이 키워지는데,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내 스스로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을 구분할 수 있다는 거에요. 또 제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알게 되고요. 

 

어떤 책에서 내가 스스로 뭔가 할 자신이 없으면 그 환경에 나를 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퇴사를 했습니다. 

 

이 불안감을 연료로 제가 뭔갈 하겠죠? 저를 한번 믿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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