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후기] 아...세주기 힘들다.

집을 내놨다. 대출이 있으니 깔고 앉아 있기보다는 세주고 세살자고 가족끼리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부동산에 내놓았고, 전세로 내놓았다. 세놓은 집은 5-6년차 된 준신축 아파트다. 아이도 없고 다 큰 어른들만 살던 집이라 나름 깔끔(고장이 없어서)해서 세놓아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약 당시 입주예정자가  배수로 뒷편에 있는 곰팡이가 있는것 같다고 했고, 어? 우리집은 곰팡이가 없는데? 그거 정말 곰팡이면 락스로 지워져요~이러고 넘어갔었다. 아마도 안방 베란다이고, 엄마가 식물을 키우시다보니 이사 전엔 잘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도 들어가는 집 입주청소를 한 상황이었고, 세입자 측에서도 입주청소를 할테니 깨끗해지겠지 했다. 청소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거면....낸들 어쩌겠나...시간과 세월에 의해서 그렇게 변색이 된 것을...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이사가고 들어오기로 한 날,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는데 안방 배수로 뒷편에 있는 곰팡이가 안지워져 있다며 지우는데 추가비용이 드니 그 비용을 대달라는 것이다. 

 

• 부동산: 이거 세입자가 계약 때 말했는데 왜 안지워주셨어요? 이거 세입자가 입주청소 썼는데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그 비용은 임대인이 지불해달라고 하네요.  
• 나: 네? 그건 저희가 락스로 지우면 지워진다고 했고, 지우겠다고 말한적은 없는데요? 그리고 갑자기 추가비용이요?
• 부동산: 임대인이면 당연히 해주셔야죠! 그리고 원래 세입자가 도배도 해달라고 하면 해줘야하는거에요. 이 세입자께선 아무 말씀없으셨지만.

임대인이 당연히...? 그럼 임대인이 어디까지 해줘야하는 거지? 일반적으로 임대인-세입자 간에 결정해야하는 일들은 대부분 협의 하에 해결하지 않나? 그런데...왜 부동산이 당연히 하라고 하는거야?

 

기분이 너무 안좋았다. 곰팡이 하나에...이게 그렇게 신경쓰이고 싫었으면 우리집에 들어오지 말지.

그리고 부동산은 왜 자꾸 임대인이 다 해줘야한다는거야.....

그렇게 세세하게 따질거 같았으면 계약서 작성 때부터 하나씩 다 따지고 들지 그것도 왜 입주날 뒷북인거야...나도 정신없어 죽겠는데...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세 하나 주는게 이렇게 힘든일인지 처음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세주지 말고 그냥 살 걸...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까다로운 세입자라면...또 앞으로 얼마나 까다로운 요구를 할지 두려워졌다. 

 

이것도 경험이니 잘 기억해두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잘 생각을 해둬야겠다.

세입자와 임대인의 의무를 잘 알아두면 어쨌든 나에게도 도움이 될테니...